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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에 겪은 이상한 면접 이야기(+밑에 요약 있음)
    일상 2020. 5. 3. 16:01

     

    작년 여름, 이상한 면접에 다녀왔었다.

     

    나는 세 개의 공고 사이트(사람인, 인크루트, 잡코리아)의 회원이다. 돌아가며 사이트를 뒤지는 게 하루 일과였던 어느 날, 어떤 회사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세 개의 사이트 모두 같은 내용의 공고가 올라와 있었고 사무부, 혹은 총무부 직원을 모집한다면서 부서 이름만 나와있을 뿐 자세한 업무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한 번 꽂히면 제법 집요한 편인 나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지만 그 어디에도(구글에도!) 조그마한 정보조차도 없었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고 해도 홈페이지 정도는 있기 마련인데 블로그조차도 없었다. 이쯤에서 그만뒀어야 하는데.....(사람 욕심이란...)

     

    일개 사무직인데 월급을 엄청 많이 준다고 했다. 보통은 최저시급(...)에 맞춰서 주는 곳이 많은데 그 말에 혹한 것이 사실이다. 학력, 경력, 성별 무관인데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준다? 이건 거의 사기라고 보면 된다. 물론 진짜 그렇게 복지가 좋은 회사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있다면 연락 주세요...) 보통의 경우에는 의심해 봐야 한다.

     

    내가 속은 이유(현실을 외면하려고 애썼다는 표현이 좀 더 옳을지도 모르겠음) 중의 하나는 정말 그럴듯한 로고와 회사 이름이었다. 아무튼 여기서 거르지 못하고 이력서를 제출했다면 서류에서 탈락하지 않는 이상 면접 제의를 받게 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내 경우에는 전화가 와서 서류 합격했다, 면접을 볼 수 있겠느냐, 주소가 XX동이라는데 회사 다니는데 어려움이 없겠느냐(여기서 좀 어이가 없었는데 이유는 우리 집에서 회사 건물이 보일 정도의 거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 회로를 돌리며 그냥 넘어감.. 바보....), 등등 질문을 하더니 면접 안내 문자를 보내준다고 했다. 두근두근 설레며 기다렸는데 막상 문자를 보니 내용이 좀 이상한 거다.

     

    분명 구인 글에서 xx역 근처임을 강조하던 회사가 yy역 근처의 건물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그렇지만 가까웠고(한 15~20분 거리) 면접만 거기서 본다고 해서 납득하고 말았다. 1분 자기소개도 준비해오라고 해서 긴장도 되고 잠도 안 오는 상태로 이틀을 보내고 면접날이 되었다.

     

    당일이 되니 막상 무서워져서(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본 탓일까? 물론 봉고차 같은 건 없었다) 근처까지 지인과 함께 갔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도 믿었었던 거 같다. 되게 간절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해서 면접 장소에 도착했는데 이상한 상황은 지금부터였다.

     

    일단 수상했던 이유가 회사가 아닌 어떤 건물에 있는 장소로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니 [면접실]이라고 쓰인 문이 보였다. 무서웠지만... 들어갔다. 면접 전에 질문지를 작성해야 한다고 해서 조금 일찍 갔는데도 나보다 먼저 온 분들이 계셨다. 질문지를 작성하면서도(책상이 없어 무슨 아크릴판 같은 데에 대고 썼음) 의문이 들었다. 왜냐면 사무실 분위기도 아닐뿐더러 커다란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고 옆에 면접 보는 공간이 칸막이(그마저도 위는 뚫린 반토막짜리였다)로 나누어져 있었다.

     

    면접이 시작되고 다른 분들이 들어가니 텔레비전에 음악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볼륨을 엄청 올리는 거다. 바로 옆에서 면접을 보니 그 소리를 막으려고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도망칠 순 없었기에(무서워도 꾹 참음) 내 차례가 되어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관은 젊어 보였고 실제로 20대라고 했다. 근데 무엇보다 이상했던 점은 면접자인 나보다 면접관이 말을 더 많이 했다는 것이다. 보통은 면접자가 자기 어필을 하거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인데 말이다. 주절주절 말이 많아 들어보니 회사 위치도 공고에 올린 그곳이 아니라고 하고(면접 보는 곳도 아니라고 했음 그럼 대체...?) 하는 일도 사무, 총무 관련이 아닌 전혀 다른 일이라고 하는 거다. 그러면서 은근히 나를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말도 했다. 마지막에 뭐 면접 붙을 것 같냐 떨어질 것 같냐 묻기에 붙을 것 같다고 했더니(떨어질 것 같다고 말하기는 싫었다) 약간 어이없다는 듯 웃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일에 합격 여부를 통보해준다고 했는데 연락은 오지 않았고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붙어도 어떻게 거절해야 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무튼 영 찝찝한 일이었다.

     

     

     

    !!요약!!

    1. 공고 글 내에 게시된 내용 중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이 두루뭉술하고 터무니없이 많은 보수

    (그냥 사무직인데 300만 원 준다고 하고 그런 거)

    2.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는 것이 없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회사

    3.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면접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은 작은 회사도 사무실에서 봄)

     

    이런 회사는 일단 피하는 게 좋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날이 오길 기다리며...

    (사실은 그냥 놀아도 돈이 벌어지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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