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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도시의 사랑법 / 박상영
    2020. 7. 14. 20:47

     

     

    한국 작가의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었는데 최근에 구입한 책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 작가들의 소설이었다. 그리고 그중 제일 처음으로 읽으려고 고른 책이 바로 대도시의 사랑법이었다. 예쁜 표지와 멋진 제목이 인상적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4개의 연작 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다른 지면에 발표했던 글을 모아놓은 것이다. 나는 그중 가장 첫번째 작품인 <재희>가 제일 좋았다. 재희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나의 친구 중 한 명이 연상되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수록작 4편 모두 퀴어가 주인공(같은 사람인듯 아닌듯한 느낌)이며 전혀 특별할 것 없이 주변 어디에나 존재할 것 같은 인물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처럼 주인공에게 '영'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외모를 묘사했다. 보통의 소설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매력적인(잘생기고 키가 크며 몸이 좋은) 캐릭터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이 신선했다. 평범하다 못해 딱히 눈에 띄지도 않는 주인공이 특별한 사람(예를 들면 재벌이라거나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전체적으로 읽기에 편안하고 꾸미는 말이 많이 없는 문체여서 술술 읽혔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4편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면서 마치 '영'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달콤하고도 쌉싸름한 사랑의 기억들이 '영'을 스쳐지나가듯 나를 스쳐지나갔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나는 딱히 꼰대는 아니지만(아직은 아닌 걸로 믿고 있다) 읽기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성적인 표현이 많이 나와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맥락을 해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헤테로 연애가 나오는 소설을 읽을 때보다 불편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문학계도 열린 생각으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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