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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령해마 / 문목하
    2020. 8. 17. 21:30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 문목하 님의 신작(이라기엔 작년에 출간됨) <유령해마>를 읽었다. 데뷔작인 <돌이킬 수 있는>이 출간되었을 때 안전가옥에서 주최한 행사(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작가와의 만남이었던 것 같음)에 갔었고 문목하 작가님을 직접 만나뵙고 책에 사인까지 받아서 너무 좋았었다. 눈에 띄지 않게 앉아계셨지만 나는 한눈에 작가님을 알아보았었더랬지.... 아무튼 <돌이킬 수 있는>을 읽고 너무나 감명 깊었어서 당연히 <유령해마>도 읽게 되었다.

     

    사실 제목만 보고서는 무슨 내용일지 전혀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표지도 난해해서 더더욱 알 수가 없었다. <유령해마>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이고 인공지능(해마라고 불린다) 비파와 인간 이미정의 이야기다. 소설은 비파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지만 사실 2인칭 소설이라고 보여진다. 개인적으로 나는 '너'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2인칭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도 <유령해마>가 내가 읽은 처음이자 마지막 2인칭 소설일 것 같다. 읽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조금 낯설었다.

     

    이야기는 이미정의 삶을 따라 전개된다. 비파가 이미정을 만나는 그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미정이 겪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비파에게도 이런 저런 사건들이 일어난다. 이미정은 자신을 구해준 해마 덕분에 삶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바로 그 해마 때문에 곤란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간다.

     

    <유령해마> 속의 세계에서는 인공지능들이 인간 대신 여러가지 일들을 한다. 지금 현실에 존재하는 사회문제들과 관련된 부분이어서인지 나는 거미 할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만약 현실에도 거미 할머니가 존재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비파 같은 해마가 존재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세상은 아직 상상하기가 어렵다.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결말 부분은 조금 코 끝이 찡했고 앞으로 비파와 이은하가 서로에게 더욱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닫힌 결말보다는 열린 결말을 선호하는데 열린 결말 중에서도 흐지부지되는 결말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앞으로도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나갈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결말을 좋아한다. 그런 결말을 가진 작품을 만나기는 사실 좀 어렵지만 <유령해마>도 넓은 의미에서는 포함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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